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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위한 나의 몸 상태 파악하기

by tgmr0127 2025. 6. 10.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아지는 30대, 25년 개인적인 올해의 목표는 임신이다. 만 34세가 넘지는 않았지만 나이도 건강도 확신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조금은 강박적으로 이것저것 알아볼게 많아졌고 3개월 내로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시험관도 고려중에 있다. 그전에 혹시나 비슷한 사람이 있을까 싶어 나의 고민과 진행상황을 공유하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1. 자궁 & 난소 상태 점검

 직업 특성 상 화학물질 다룰 일이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아서인지 극심한 생리통, 7~8개 정도 되는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 19년도 2cm였던 난소 물혹은 21년 6cm까지 커졌다. 21년부터 23년까지 야즈라는 피임약을 복용하며 물혹과 내막증의 크기를 조절하려고 했지만 현상악화만 방지할 뿐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24년 1월 물혹 제거 수술을 하면서 비잔 6개월 복용 후 중단(처방) 하면서 주기적인 상태점검을 진행 중이다.

 난소 나이(AMH 수치)는 e-보건소를 통해 검진을 진행하였다. 자궁 초음파의 경우 아직까지 수술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병원을 내원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검진은 받지 않았다.

 e-보건소를 통한 임신사전건강관리 지원(https://www.e-health.go.kr/gh/caSrvcGud/selectMdclSupGudInfo.do?heBiz=PG00003&menuId=200097)은 매우 간단하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스크롤을 내려 동의를 모두 한 다음에 간편 인증 후 입력을 하면 보건소에서 신청 내역을 보고 승인을 해준다. 그럼 그 승인 내역을 가지고 의료기관(사전검사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인지는 확인이 필요함, 수행기관인 것만 확인된다면 전국 어느 병원에서도 가능함)에서 검사한 뒤, 1개월 내에 꼭 청구를 진행해야지만 돈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예산이 조기마감되는 경우도 많고 미혼도 지원된다고 하니, 결혼생각이 있으면 연초에 진행하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나의 경우 귀찮아서 청구를 미뤘는데, 청구기간이 지나 다시 신청했다. 다행히 난소나이 검사는 동네 산부인과를 갔더니 45,000원 정도로 크게 부담 가는 금액은 아니었고 난소 나이가 매우 낮은 수치(40대)로 나와 난임병원에 방문을 해야 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차피 방문하면 재검할 테고 생애 주기별로 1회 밖에(총 3회)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어차피 내야 할 돈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2. 혈액검사 하기

 임신 준비를 시작하면서 회사 내에 나 말고 2명의 여직원이 임신 준비를 한다고 들었다. 간혹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풍진 항체 검사 였다. 이것도 역시 보건소에서 진행해주는데 남편이랑 평일에 시간이 날 일이 있어 방문 후 혈액검사를 진행했다. 별도의 신청은 하지 않았으며 보건소 모자보건과에 가서 예비부부건강검진 하러 왔다고 하니,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또한, 주소 관할지가 아니어도 가능했다. 내가 아직 신혼집으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남편이랑 내가 주소가 다른데, 남편 관할지의 보건소에 가서 진행했고 결과는 인터넷으로 확인했다.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혈액 검사는 보건소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혈액 일반 검사, 일반 소변검사, 간염항체 검사, 풍진항체 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성병 검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중 풍진의 경우 임신 도중 걸리게 되면 기형아 유발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임신 전에 항체가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다만 항체 주사를 맞을 때에는 임신 가능성이 있으면 안 되고 항체가 바로 생기면 모르겠지만 잘 생기지 않을 경우 몇 번을 맞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 역시 임신을 고려중에 있다면 빨리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갑상선 항진증을 2010년도부터 앓고 있기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 피검사로 일반적인 혈액검사와 갑상선 수치를 알고 있지만 의외로 해당 혈액 검사에서 갑상선 수치의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보건소 검사 결과지에는 정상 범위의 수치와 내 검사 결과가 같이 나오며, 정상 수치를 벗어날 경우 비고란에 친절하게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상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다른 병원에 가서 재검사를 진행해 보는 것이 좋다.

 내가 앓고 있는 갑상선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병으로 메티마졸이나 안티로이드 같은 약물 치료가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메티마졸의 경우 안티로이드 보다 기형아 유발 확률이 높아 임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고지해야 하며 안티로이드로 약물 변경도 고려해야 한다. 

 

 

3. 충치 확인하기 

 혈액검사와 난소 나이를 검사한 뒤 나는 조급해졌고, 빠르게 자연임신을 시도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나랑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그 사람 블로그에 충치 치료를 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면서 GPT에게 충치와 임신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물어보니,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 입덧, 식습관 변화 등으로 인해 충치나 잇몸질환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고 조산이나 아이의 두뇌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모르면 몰랐을까, 알게 되었는데 이미 있는 충치를 이제는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었다.

 임신 도중에도 충치 치료는 가능하다고는 하나, X-RAY, 소염제, 항생제 등 여러 약물과 방사능에 임산부의 몸을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고 입안의 충치가 심한 상황에서 아프지 않다고 버티고 있었는데 임신 도중 아프게 될 수도 있다는 무서움에 치과를 방문하게 되었다. 신경치료 1개, 사랑니 발치 3개, 레진치료 5개, 인레이 1개 등 정말 다양하게 진행했고, 생각보다 대부분의 충치들이 깊어서 방치했을 때 문제를 생각하면 그래도 마음은 편해진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다만, 생각보다 이것도 시간이 많이 들고 아직까지 회복이 완전하게 되지 않아서 굳이 충치 치료까지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 중에 하나는 임신하게 되면 스케일링 비용도 일정 부분 지원된다고 한다. 혹시 임신하게 될 경우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올해 1월부터 하나하나 우리 아이를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내 몸상태를 점검하고, 문제들을 해결하고 그 과정이 재밌기도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처럼 느껴져서 보람차기도 하다. 만 32세로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나이지만 난소 나이가 많고(0.84ng/ml, 44세), 갑상선 항진증(현재 안티로이드 4알 복용 중)이 심한 사람도 이쁘고 멋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또, 그 경험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