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2월 난소물혹 제거 후 내막증이 100% 제거되지 않아 피임약을 먹었었다. 그러면서 나의 수술을 담당해 주셨던 의사 선생님께서는 피임약을 끊고, 그때부터 3개월 정도 임신을 위해 시도해 보고 안되면 난임병원에 가야 한다고 당부하셨던 기억이 있다. 이후 시간이 지나 피임약은 끊었지만, 충치치료니 산전검사니 차일피일 미루다가 6개월이 흘렀고, 다시 수술 경과를 보기 위해 방문하기 이전에 난임 병원에 꼭 가라는 당부의 말이 생각 나 난임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1. 1차 방문(25.06.30)
1차 방문은 동탄제일아이희망클리닉 이었다. 집 근처에 유명한 난임병원은 크게 동탄제일아이희망클리닉, 수원에 아이오라여성의원, 용인의 수지마리아 의원이 있다. 그중 가장 가까운 동탄제일아이희망클리닉을 선택했는데, 다른 건 안 보고 집과의 거리만 생각해서 선택했다. 시험관을 진행한 지인의 말에 의하면, 병원 갈 일이 많으니 무조건 편한 곳으로 가라고 추천을 해줬고 유명한 병원이고 유명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예약은 전화로 예약을 했는데, 주말에 하려고하니 6월 첫째 주에 이미 7월 예약이 어느 정도 차있다고 해서 평일로 예약을 잡았다. 오전 10시쯤 병원에 도착했는데, 병원이 난임병원 외 다양한 진료과들이 있다 보니 주차가 정말 힘들었고 내가 나올 때쯤에는 차단기 앞에 긴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또 다른 측면으로 우려스러웠던 것은 소아과나 산부인과도 같이 있어 엘리베이터 내에 신생아로 보이는 아기들도 같이 탔는데 내가 한두 번 만에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만일 아니게 된다면 우울증이 정말 심해진다는데 이 병원을 계속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이 들기는 했다.
우선 도착해서 수납하는 곳에 방문해서 설문지를 받았고, 산전검사기록지를 두고 와서 메일로 송부했다. 이후 상담실에서 간호사와 함께 내가 작성한 설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답을 주고 받으며 내용의 오류나 추가로 구체화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작성하였다. 이후 QR코드를 부여받았는데, 수납, 주사실, 임상병리과 등에서 환자의 고유번호로 사용되었다.
대기실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누군가를 지정해서 간 것은 아니여서 해당 병원에서 제일 유명한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받지는 못했다. 이후 진료를 받았는데, 차트를 숙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담이 이루어지니 대화가 겉도는 느낌이 있었고 바빠서 그런지 환자의 얘기를 듣기 전에 결론을 내려는 경향이 강했다. 또한, 산부인과 의자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1~2분 정도 기다리니 의사 선생님이 도착했는데 민망하기도 했다.
마침 병원 방문일이 생리일이어서 걱정했는데 초음파를 해보니 생리일자가 많이 남은 상황이어서 생리유도주사를 맞았고 추후 방문을 예약했다.
2. 2차 방문(25.07.04)
6/30은 원래 난소물혹제거 경과를 보러 가는 날이었기 때문에 동탄제일아이희망클리닉을 방문한 뒤, 난소물혹제거 경과를 보러 다른 병원에 갔다. 난임병원을 강력히 주장했던 나의 의사 선생님에게 난임병원 방문기를 공유했는데, 대번에 병원을 바꾸라고 하셨다. 그리고, 아이오라여성의원의 문경용 원장님에게 소개장을 써주셨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홈페이지에 가서 확인을 해보니 작성하셨던 논문 중 갑상선 질환과 관련된 논문들도 있고, 나의 난소 문제와 어느 정도 맞는 연구 이력들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동탄제일아이희망클리닉은 홈페이지에 연구논문이나 강의가 표기된 게 없다.)
우선 예약은 네이버 예약으로 진행하였고, 기존 검사지와 요양급여회송서, 의무기록 사본 증명서를 가지고 방문했다. 방문일자는 동탄제일아이희망클리닉에서 생리 2~3일차에 방문하라고 했기 때문에 생리가 터지자마자 예약했는데 예약이 가능했고, 전화로 내가 예약한 시간엔 사람이 붐빌 가능성이 있으니 10시에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 시간으로 변경하여 내원했다.
이번 방문에는 정자검사를 위해 나의 남편과 함께 방문을 했다. 방문 직후 남편과 나는 각각 설문지를 작성했고, 동일하게 상담을 진행한 뒤, 진료를 함께 보았다. 생각보다 대기시간은 짧았고, 문경용 선생님과 처음 만났다. 태어나서 만났던 의사 선생님 중 가장 에너지가 좋으셨고, 얘기도 정말 잘 들어주신다는 느낌이 강했다. 생리 2일 차인데 질초음파를 한다는 사실은 조금 놀랐지만, 내가 옷을 갈아입기도 전에 먼저 나와서 민망한 상황이 없게 해 주셨다.
초음파를 보시더니, 오늘 정말 잘 왔다며 난포가 3개가 보인다고 당장 시험관을 시작하는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셔서 운이 좋게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가 됐던게 난임부부시술비 지원서였다. 다행히 정자검사 후 결과를 기다리면서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것 같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은 시술비 본인부담금 중 90%를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사업으로 신청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첫 시원 사업 신청 시, 보건소 1회 방문
- 사실혼일 경우 아래 서류 구비 필요
* 부부 각자의 신분증 실물(혼자 가도 됨)
* 부부 각자 가족관계 증명서(상세)
* 사실혼 확인 보증서(E보건소 홈페이지 내 다운가능)
* 사실혼 보증인 2명의 신분증 사본
* 시술동의서
-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지원 결정 통지서 발급
- 병원 시술 시작 시 지원 결정 통지서 제출
- 정부지원 가능한 항목은 시술 의료기관에서 대상자 본인에게는 시술비 미납처리, 이후 의료기관에서 보건소에 청구
난임판정 후 시험관 시술을 위해 동탄제일아이희망클리닉에서는 남편의 정자검사결과, 나의 산전검사 결과, 나팔관 조영술 결과가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아이오라 여성의원에서는 나의 AMH 수치를 보더니 나팔관 조영술은 필요 없고, 남편의 정자 검사 결과만 있으면 시험관 시술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또한, 동탄제일아이희망클리닉에서는 기존의 검사결과지를 가져가도 추가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소요되는 비용이 많았는데, 아이오라여성의원은 나의 검사결과지를 바탕으로 검사가 되지 않은 항목들만 추가 검사를 진행하여 검사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난임병원의 선택부터 시험관 시술 결정까지 4일 걸렸고, 현재는 과배란 유도주사를 맞고 있는 중이다. 우당탕탕 정신은 좀 없지만 행운이 겹쳐 빠르게 시작한 것처럼 행운이 가득한 아이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시험관 시작부터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이면 나온다고 한다. 제대로 알아본 게 없어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과 고비마다 우리 부부가 현명하게 잘 보낼 수 있기를, 또 너무 힘들지 않고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